에픽게임즈와 애플 간의 오랜 분쟁이 또 한 번 중대한 국면을 맞았다. 현재 포트나이트는 전 세계 iOS 기기에서 이용할 수 없게 됐다.
"애플이 우리의 포트나이트 제출을 차단해 미국 앱스토어와 유럽연합 내 에픽게임즈 스토어(iOS)에서 출시할 수 없게 됐습니다." 공식 포트나이트 계정은 소셜 미디어 X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제 안타깝게도, 애플이 차단을 해제할 때까지 포트나이트 iOS 버전은 전 세계적으로 오프라인 상태가 됩니다."
애플은 공식 입장문에서 "포트나이트의 라이브 버전을 대체 유통 마켓플레이스에서 삭제하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대신 "에픽 스웨덴에 미국 스토어프론트가 포함되지 않은 앱 업데이트를 재제출해, 다른 지역의 포트나이트 이용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충돌은 양사 간 복잡한 역사의 연장선에 있다. 애플은 2020년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퇴출시켰으나, 유럽연합 당국의 디지털시장법(DMA) 준수 압박에 따라 지난해 유럽 지역에서 재허용했다. 2024년에는 에픽의 마켓플레이스 앱이 유럽 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승인되기도 했다.
이번 사태는 2025년 4월 30일, 미국 연방지방법원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가 애플이 앱 다운로드와 결제 방식의 경쟁을 촉진하라는 법원 명령을 위반했다고 판결한 직후 발생했다. 로저스 판사는 판결문에서 "애플의 지속적인 경쟁 방해 시도는 용납될 수 없다"며 "이것은 명령(injunction)이지 협상이 아니다. 한 당사자가 법원 명령을 고의로 무시하면 다시 기회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 판결 전까지 애플은 개발자들에게 앱스토어 규정의 예외(엔타이틀먼트) 신청을 요구했고, 앱스토어 외부 결제에 대해서도 27%의 수수료를 부과했다. 또한 개발자 웹사이트에서 인앱 결제를 할 경우 소비자에게 위험을 경고하는 '공포 화면'(scare screens) 전체화면 팝업을 의무화했다.
법원 승소 이후, 에픽게임즈는 2025년 5월 9일 포트나이트를 미국 앱스토어에 재제출했다. 이후 5일 넘게 애플로부터 아무런 답변이 없자, 에픽은 제출을 철회하고 5월 14일 새로운 버전을 다시 제출했다. 5월 15일 기준, 앱은 6일 넘게 심사 대기 상태에 머물렀고, 에픽게임즈 CEO 팀 스위니는 교착 상태가 포트나이트의 금요일 업데이트를 모든 플랫폼에서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번 충돌의 결과는 iOS 기기 내 앱 유통과 결제 시스템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모바일 앱 생태계의 경제 구조를 재편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