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또 한 번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 분야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며, AI 시대에 맞춰 기술 기업들이 조직을 재편하는 업계 전반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이번 감원은 전 세계 직원의 약 4%에 해당하며, 팀과 지역, 근속 연수에 상관없이 폭넓게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번 구조조정은 조직의 계층을 줄이고,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며, 보다 효율적인 경영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조치다. 이는 지난 2025년 5월 약 6,000명 감원에 이은 것으로, 당시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특히 이번 감원은 마이크로소프트가 2025 회계연도에 AI 기반 데이터센터 구축과 AI 인프라 확장에 집중해 800억 달러의 자본 지출을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부회장 겸 사장은 이 투자 중 절반 이상이 미국 내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밝히며, 글로벌 AI 경쟁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업계 분석가들은 이처럼 감원과 AI 투자가 동시에 이뤄지는 현상이 마이크로소프트가 AI 중심 미래로 전략적 재편을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사티아 나델라 CEO는 최근 회사 전체 코드의 20~30%가 AI에 의해 작성되고 있다고 밝혀, 일부 기술 직군의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중심으로 한 감원 추세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이들이 AI 기반 일자리 변화의 '전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마이크로소프트만이 이런 전략을 펼치는 것은 아니다. 메타, 구글, 아마존 등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AI 투자를 유지하거나 확대하는 한편, 유사한 인력 감축을 발표했다. 이는 AI 역량이 성숙해지면서 기술 기업들의 운영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감원 소식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대규모 AI 투자 속에서 비용 절감 조치를 합리적인 경영 판단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및 AI 서비스 매출은 2025 회계연도 1분기에 33% 성장했으며, 이 중 12%가 AI 서비스에서 직접 발생해 회사의 AI 전략이 이미 재무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