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21일 부활절 월요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이후 수 주간, SNS에는 교황의 충직한 개가 임종 후에도 곁을 떠나지 않았다는 감성적인 영상이 쏟아졌다. 수십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한 이 바이럴 영상들은 '에스테반', '티베리오', '발타자르' 등 다양한 이름의 개가 교황의 임종 침상이나 로마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의 무덤 곁을 지켰다고 묘사했다.
하지만 스노프스(Snopes), 리드스토리즈(Lead Stories) 등 여러 팩트체크 기관이 이 주장들을 면밀히 조사한 결과, 모두 완전히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영상들은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됐으며, 컴퓨터 생성 이미지, 합성 음성, 조작된 사진 등이 사용됐다.
2025년 바티칸 카사 산타 마르타 관저에서 뇌졸중과 심정지로 88세에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재임 중 반려동물을 키운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황이 공식 석상에서 개를 쓰다듬거나 2013년 바티칸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안내견을 축복하는 등 동물과 따뜻하게 교감한 사례는 많지만, 개인적으로 반려견을 뒀다는 신뢰할 만한 근거는 없다.
교황의 임종 전후 상황은 바티칸 관계자들에 의해 상세히 기록됐다. 2025년 초 양측 폐렴으로 5주간 입원한 뒤, 프란치스코 교황은 4월 20일 부활절 일요일 마지막으로 공식 석상에 나서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 축복을 전하고 미국 부통령 JD 밴스와 잠시 만났다. 다음날 아침, 케빈 패럴 추기경(성 로마 교회의 카메를렌고)이 공식적으로 교황의 선종을 발표했다.
장례식은 4월 26일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엄수됐으며, 25만 명이 넘는 조문객이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2022년 6월 29일 작성된 영적 유언에 따라 프란치스코 교황은 10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바티칸이 아닌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에 안장됐다.
5월 7일 시작된 콘클라베를 거쳐 5월 8일, 로버트 프란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교황의 후임으로 선출돼 '레오 14세'라는 이름을 택했다. 시카고 출신의 69세 레오 14세는 역사상 첫 미국인 교황으로, 전임자의 개혁적 정책을 상당 부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