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서는 성공과 실패의 차이가 종종 1,000분의 1초로 결정된다. 크리켓 선수가 발 위치를 조정하거나, 육상 선수가 스프린트 기술을 다듬거나, 축구 선수가 패스 폼을 완성하는 등 작은 변화가 승패를 가를 수 있다.
전통적인 모션 캡처는 오랫동안 선수 움직임 분석의 표준이었지만, 한계로 인해 보급이 제한적이었다. 기존 시스템은 선수들이 반사 마커와 특수 슈트를 착용하고 통제된 실험실 환경에서 움직여야 하며, 수만 달러에 달하는 비용 때문에 엘리트 팀이나 자금이 풍부한 연구 시설만이 사용할 수 있었다.
이제 인공지능이 이 판도를 바꾸고 있다. 딥러닝과 컴퓨터 비전이 적용된 마커리스 모션 캡처는 물리적 마커 없이 영상만으로 움직임을 추적한다. 이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Theia와 같은 기업은 2025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Theia Axiom'을 통해 최신 NVIDIA RTX 50 시리즈 그래픽카드를 지원, 처리 능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마커리스 모션 캡처는 실제 환경에서 접근성과 확장성, 적응성을 갖춘 실용적인 대안입니다." 최근 관련 연구를 공동 저술한 건강·스포츠 과학자 하빕 누르바이 교수는 이렇게 설명한다. "이 기술은 선수의 훈련 방식, 움직임, 부상 평가, 코치의 퍼포먼스 개선 등 스포츠의 모든 영역을 바꿀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적용 범위도 넓다. 재활 분야에서는 물리치료사가 실시간으로 움직임 결함을 모니터링할 수 있어, ACL 부상 등에서 회복 중인 선수의 보행 및 무릎 각도를 원격으로 추적할 수 있다. 퍼포먼스 향상 측면에서도 코치는 인공적인 실험실이 아닌 실제 환경에서 선수의 생체역학을 분석할 수 있다.
물론 마커리스 시스템에도 과제가 남아 있다. 신체 일부가 일시적으로 가려지는 가림(occlusion) 문제나, 조명 변화에 따른 추적 정확도 저하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기술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으며, 최근 검증 연구에서도 유망한 결과가 나오고 있다. 다만, 모든 분야에서 마커 기반 시스템을 완전히 대체하려면 추가적인 정교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스포츠 분야 AI 시장은 2025년 76억 3천만 달러에서 2030년 269억 4천만 달러로 연평균 28.69%의 높은 성장세가 전망된다. 퍼포먼스 분석, 부상 예방, 팬 경험 등 스포츠 전반에 걸쳐 AI 기술 도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AI 모델이 정교해지고 센서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마커리스 시스템의 정밀도도 계속 향상될 전망이다. 미래에는 한 가지 기술이 다른 기술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여러 접근법이 통합되어 다양한 환경과 요구에 맞는 통합적인 움직임 분석 프레임워크가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기술 혁신은 모든 수준의 선수들에게 고급 퍼포먼스 분석을 더욱 쉽게 제공한다. 과거에는 엘리트 전문가만 누릴 수 있었던 스포츠 과학이 이제는 대학팀, 유소년 프로그램, 열정적인 아마추어까지 폭넓게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스포츠 과학의 대중화와 경쟁의 평준화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