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구진이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 전문가들이 '게임 체인저'로 평가하는 혁신적 돌파구를 마련해, 향후 AI 처리 능력의 비약적 향상을 앞당길 전망이다.
시드니대학교 데이비드 라일리 교수팀은 100밀리켈빈(절대영도에 가까운 초저온) 환경에서 마이크로와트 수준의 전력만으로 여러 실리콘 스핀 큐비트를 제어할 수 있는 초소형 CMOS '칩렛'을 개발했다. 이는 양자 컴퓨터 분야에서 오랫동안 극복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엔지니어링 난제를 해결한 것이다.
이번 혁신의 핵심은 제어 전자회로를 큐비트로부터 1밀리미터 미만의 거리에서 직접 배치해도, 큐비트의 민감한 양자 상태가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라일리 교수는 "정교한 설계를 통해, 큐비트가 바로 옆에서 10만 개 트랜지스터가 스위칭되는 것도 거의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10년에 걸친 연구 끝에 "긴 여정의 끝"이라고 이번 성과를 평가했다.
기존 양자 컴퓨팅 방식은 큐비트와 외부 제어 시스템을 복잡한 배선으로 연결해야 해 확장성에 큰 제약이 있었다. 호주 연구팀은 제어 전자회로를 극저온 환경에 적합한 CMOS 패키지 내에 직접 통합함으로써 이러한 한계를 극복, 단일 칩에 수백만 큐비트가 집적된 양자 프로세서 실현의 길을 열었다.
이번 돌파구는 기존 반도체 제조 인프라와 호환성이 뛰어난 실리콘 스핀 큐비트를 활용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다른 양자 기술과 달리, 이 큐비트는 현대 스마트폰과 컴퓨터에 쓰이는 CMOS 공정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이러한 발전은 인공지능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수백만 큐비트 양자 컴퓨터는 복잡한 AI 모델 학습을 기하급수적으로 가속화하고, 기존 하드웨어로는 불가능한 완전히 새로운 알고리즘 구현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이는 신약 개발, 신소재 탐색, 복잡계 최적화 등 오늘날 최고 수준의 AI 시스템으로도 해결이 어려운 분야에서 혁신적 돌파구를 제공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