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대학교 연구진이 소재 과학 연구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혁신적인 디지털 실험실 시스템을 공개했다.
최근 학술지 'Digital Discovery'에 소개된 dLab 시스템은, 물리적으로 상호 연결된 모듈형 실험 장비로 구성되어 소재 합성부터 특성 평가까지 전 과정을 완전 자동화한다. 이 통합 시스템을 통해 연구자들은 반복적인 실험 작업을 머신러닝 알고리즘으로 제어되는 로봇 시스템에 위임할 수 있게 됐다.
"연구자가 지정한 박막 소재를 시스템이 자율적으로 합성할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도쿄대학교 이학대학원 히토스기 타로 교수는 이렇게 설명했다. 그의 연구팀은 리튬이온 양극 박막의 자율 합성과, X선 회절 패턴 측정을 통한 구조 평가에 성공했다.
dLab 아키텍처는 두 가지 주요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실험 장비를 통합해 소재 합성과 측정을 자동화하는 시스템이고, 두 번째는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담당한다. 각 측정 장비는 MaiML(Measurement Analysis Instrument Markup Language)이라는 표준화된 XML 포맷으로 데이터를 출력한다. MaiML은 2024년 일본분석기기공업회와 경제산업성의 협력을 통해 일본공업표준(JIS)으로 등록됐다.
이러한 표준화는 샘플 홀더와 데이터 수집의 통일된 포맷을 제공함으로써 소재 연구의 핵심 병목 현상을 해소한다. 히토스기 교수는 "오늘날 실험실은 단순히 실험 장비를 보관하는 공간이 아니라, 소재와 데이터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실험 장비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향후 여러 시료의 작업을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오케스트레이션 소프트웨어와 스케줄링의 표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도쿄과학대학 니시오 카즈노리 특별임용 부교수(논문 제1저자)는 "연구개발 환경의 디지털화, 이러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연구자 양성, 데이터 공유 및 활용 촉진이 목표"라며 "이 환경은 연구자의 창의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