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포드 대학교 인간 중심 인공지능 연구소(Institute for Human-Centered Artificial Intelligence)가 2025년 AI 인덱스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연구, 기술 성능, 경제, 환경 영향 등 글로벌 AI 현황을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한다.
400페이지가 넘는 이번 보고서는 AI 경제의 극명한 양면성을 드러낸다. 최첨단 AI 모델의 훈련 비용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구글의 Gemini 1.0 Ultra 모델은 훈련에 약 1억 9,200만 달러가 소요된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이러한 모델을 실제로 사용하는 비용은 급격히 하락했다. GPT-3.5 수준의 AI 모델에 쿼리를 보내는 비용은 2022년 11월 백만 토큰당 20달러에서 2024년 10월에는 0.07달러로, 18개월 만에 280배나 감소했다.
이처럼 추론 비용이 급감한 배경에는 하드웨어 효율성의 비약적 발전이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용 AI 하드웨어 비용은 연 30%씩 감소했고, 에너지 효율성은 매년 40%씩 향상됐다. 이러한 추세는 첨단 AI 도입의 장벽을 빠르게 낮추고 있으며, AI를 도입한 조직의 비율도 2023년 55%에서 2024년 78%로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대형 AI 모델 훈련이 남기는 환경적 발자국은 심각하게 커지고 있다. 최첨단 AI 모델의 훈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메타의 Llama 3.1 모델은 약 8,930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이는 미국 평균 성인 약 500명의 연간 배출량과 맞먹는 수치다. 이에 따라 AI 기업들은 데이터센터의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원자력 에너지와 같은 무탄소 전력원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보고서는 글로벌 AI 지형의 변화도 조명한다. 미국은 2024년 기준 40개의 주요 AI 모델을 내놓으며 여전히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중국 모델의 성능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2024년 1월 미국과 중국의 최고 모델 간 성능 차이는 9.26%였으나, 2025년 2월에는 1.70%로 줄었다.
AI가 산업 전반을 변화시키는 가운데, 스탠포드의 AI 인덱스는 이 기술이 제공하는 기회와 도전 과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보고서는 AI의 활용과 도입은 점점 더 쉬워지고 있지만, 점점 더 강력해지는 모델 개발에 따른 환경 비용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