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메타 플랫폼스가 데이터 라벨링 기업 스케일 AI의 지분 49%를 143억 달러에 인수했다고 2025년 6월 12일 공식 발표했다. 이번 거래로 스케일 AI의 기업 가치는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오른 290억 달러로 책정됐다.
2016년 설립된 스케일 AI는 오픈AI의 ChatGPT와 같은 첨단 AI 도구 개발에 필수적인 대규모 라벨링 및 정제된 학습 데이터를 제공하며 AI 생태계의 핵심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2024년 약 8억 7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2025년에는 2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계약의 핵심은 스케일 AI 창업자 겸 CEO 알렉산더 왕이 메타에 합류해 신규 '슈퍼인텔리전스' 프로젝트를 이끈다는 점이다. MIT를 중퇴하고 스케일 AI를 공동 창업한 왕은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촉망받는 젊은 창업가로 꼽혀왔다. 스케일 AI의 최고전략책임자 제이슨 드로게가 새 CEO로 선임된다.
이번 인수는 AI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의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오픈AI, 구글 등 경쟁사에 비해 AI 핵심 모델과 소비자용 애플리케이션 모두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해왔다. 지난 4월 공개된 메타의 Llama 4 AI 모델이 개발자들로부터 미온적인 반응을 얻은 것도 이번 전략적 결정을 촉진했다는 후문이다.
경쟁 심화에도 불구하고, 오픈AI의 CFO 사라 프라이어는 파리에서 열린 VivaTech 컨퍼런스에서 스케일 AI와의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라이어는 "인수합병은 계속될 것이고, 우리가 서로를 고립시키면 혁신의 속도가 오히려 늦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스케일 AI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스케일 AI의 최대 고객으로 올해 약 2억 달러 규모의 라벨링 데이터를 구매할 예정이었던 구글은, 메타의 투자 이후 스케일 AI와의 협력 중단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AI 산업 내 주요 기업들이 주도권 확보를 위해 복잡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