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계가 전문가들이 '미국 역사상 단일 연도 최대 NASA 예산 삭감'이라 부르는 사태에 맞서 집결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제안한 2026 회계연도 예산안은 NASA 전체 예산을 24% 삭감해 188억 달러로 줄이고, 과학 프로그램 예산은 무려 47%나 대폭 감축할 예정이다.
이러한 예산 삭감으로 인해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던 수많은 AI 기반 우주 탐사 프로젝트가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대표적으로, 화성 및 기타 행성에서 탐사 로버가 실시간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해주는 자율 항법 시스템 AEGIS(Autonomous Exploration for Gathering Increased Science)와 MLNav(Machine Learning Navigation) 등이 폐지될 전망이다. 또한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 로버가 수년간 샘플을 수집해온 화성 샘플 반환(Mars Sample Return) 미션도 예산 부족으로 종료될 예정이다.
한편, 예산안은 화성 유인 탐사 예산을 10억 달러 증액하지만, 동시에 루나 게이트웨이(Lunar Gateway) 우주정거장 등 핵심 인프라를 폐지하고, 아르테미스 III(Artemis III) 임무 이후에는 우주발사시스템(SLS) 로켓과 오리온(Orion) 캡슐의 퇴역도 계획하고 있다. NASA 인력 감축 역시 심각해, 현재 17,391명인 직원 수가 11,853명으로 줄어들 수 있으며, 이는 1960년대 중반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케크 천문대(Keck Observatory) 수석 과학자 존 오메라(John O'Meara)는 "이 예산안이 현실화된다면, 저는 무엇보다 사람들에 대해 가장 우려합니다. 미션이 데이터를 제공하고 필수적이긴 하지만, 데이터를 해석하고 이론을 검증하며 발견을 세상과 공유할 사람이 없다면 그 데이터는 무의미합니다"라고 말했다.
6월 30일 NASA 본부 앞에서 예정된 시위는 이러한 예산 삭감이 미국의 우주 기술 및 AI 혁신 리더십, 특히 중국의 야심찬 우주 프로그램과의 경쟁에서 미국의 입지를 약화시킬 것임을 부각시키기 위함이다. 그러나 의회 내 초당적 반대 기류가 감지되면서 NASA의 AI 프로젝트에 희망이 남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텍사스주 공화당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Ted Cruz)는 이미 NASA 과학 프로그램에 100억 달러 추가 지원을 제안했고, 여러 의회 사무실에서는 이번 예산안을 '처음부터 통과 가능성이 없는(dead on arrival)'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