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크대학교 연구진이 로봇이 까다로운 야외 환경을 전례 없는 효율성으로 탐색할 수 있도록 하는 획기적인 AI 시스템을 개발했다. 'WildFusion'이라 명명된 이 프레임워크는 2025년 5월 19일 애틀랜타에서 열린 IEEE 국제 로봇 및 자동화 학술대회(ICRA 2025)에서 발표됐다.
기존 로봇이 카메라나 라이다 등 시각 정보에만 의존하는 것과 달리, WildFusion은 다양한 감각 입력을 통합해 환경에 대한 더 포괄적인 이해를 제공한다. 이 시스템은 4족 로봇 플랫폼에 구축되어 있으며, 시각 정보와 더불어 촉각 센서, 그리고 로봇이 걸을 때 발생하는 진동을 감지하는 접촉 마이크로폰을 결합했다. 이러한 추가 감각을 통해 로봇은 마른 낙엽의 바스락거림부터 진흙의 부드러운 감촉까지 다양한 표면을 구분하고, 실시간으로 안정성을 평가할 수 있다.
듀크대학교의 디킨슨 패밀리 조교수 보위안 첸(Boyuan Chen)은 "WildFusion은 로봇 내비게이션과 3D 맵핑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며, "이 기술은 로봇이 숲, 재난 현장, 오프로드 지형 등 비구조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도 더욱 자신감 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WildFusion의 핵심은 암시적 신경 표현(Implicit Neural Representations)에 기반한 딥러닝 모델이다. 이 접근법은 환경을 이산적인 점이 아닌 연속적으로 모델링해, 센서 데이터가 불완전하거나 모호할 때도 로봇이 더 똑똑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한다. 실제로 이 시스템은 노스캐롤라이나의 이노 리버 주립공원에서 테스트되어, 울창한 숲과 초원, 자갈길을 안정적으로 탐색하는 데 성공했다.
같은 날,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연구진도 산업 현장에서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혁신적인 햅틱 기기를 발표했다. 김기훈 교수와 박재현 박사과정생이 이끄는 연구팀은 작업자가 로봇을 원격으로 조종하면서 실제와 유사한 촉각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두 가지 햅틱 인터페이스를 개발했다.
POSTECH의 기기인 POstick-KF(운동감각 피드백)와 POstick-VF(시각-촉각 피드백)는 로봇이 물체를 조작할 때 경험하는 미세한 힘의 변화를 정밀하게 전달해, 위험한 산업 환경에서도 더욱 섬세하고 정확한 원격 조작이 가능하도록 한다.
이 두 혁신 모두 인간-로봇 상호작용 분야에서 중요한 진전을 의미하며, WildFusion은 DARPA와 미 육군 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민간 및 국방 분야에서의 광범위한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