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칩 시장이 유례없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선두주자인 엔비디아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는 가운데, AMD와 TSMC 등 경쟁사들도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2025년 4월 27일 마감된 1분기 매출이 441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9%, 전 분기 대비 12% 증가한 수치다. AI 프로세서가 포함된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391억 달러로, 전년 대비 73% 급증했다. 게이밍 부문 역시 38억 달러로 42% 성장했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규제 측면에서 도전에 직면해 있다. 2025년 4월, 미국 정부는 중국 시장에 수출되는 엔비디아 H20 제품에 대해 새로운 수출 허가 요건을 부과했다. 이로 인해 엔비디아는 초과 재고 및 구매 의무와 관련해 45억 달러의 비용을 반영했으며, 2분기 매출이 약 8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젠슨 황 CEO는 중국 내 AI 칩 시장(500억 달러 규모)이 "사실상 미국 업계에 닫혔다"고 언급했다.
한편, AMD는 AI 칩 시장 점유율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리사 수 CEO는 최근 AMD의 최신 MI350 시리즈 칩이 일부 환경에서 엔비디아 제품을 능가하며, 엔비디아 B200 가속기 대비 달러당 최대 40% 더 많은 토큰을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AMD의 2024년 4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은 39억 달러로 엔비디아에 크게 못 미치지만, 해당 부문에서 전년 대비 122% 성장하며 엔비디아(112%)를 소폭 앞질렀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이자 엔비디아·AMD의 핵심 공급사인 TSMC도 AI 열풍의 수혜를 입고 있다. 대만에 본사를 둔 TSMC는 2025년 1분기 순이익이 111억 달러로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고 밝혔다. TSMC의 미국 내 투자 규모는 1,650억 달러에 달해, AI 시대 반도체 제조의 전략적 중요성을 보여준다.
시장조사업체들은 전체 AI 칩 시장이 2028년까지 5,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가 AI GPU 시장의 약 75~80%를 점유하고 있지만, AMD 역시 AI 추론 등 비용 효율성이 중요한 분야에서 강점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15% 이상으로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