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가 2025년 4월 말 공개한 Qwen3 AI 모델 패밀리는 글로벌 인공지능 지형의 진화에서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받는다. 중국의 AI 역량이 미국 빅테크와 점점 대등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Qwen3 시리즈는 6억에서 2,350억 파라미터에 이르는 8가지 모델로 구성되어 있으며, 플래그십 모델인 Qwen3-235B-A22B는 여러 서구 AI 시스템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성능을 입증했다.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Qwen3는 오픈AI의 o1 모델을 비롯해 LiveCodeBench 등 여러 평가에서 앞서는 성과를 보였으며, o3-mini나 구글의 Gemini 2.5 Pro와 같은 고급 모델의 성능에도 근접했다.
Qwen3의 핵심 혁신 중 하나는 '하이브리드 추론' 기능이다. 사용자는 복잡한 기술적 문제를 위한 집중적 '생각 모드'와 일상 질의에 빠르게 대응하는 '비생각 모드'를 전환할 수 있다. 이 방식은 오픈AI의 'o' 시리즈 모델과 유사하지만, 알리바바는 이를 전체 모델 패밀리, 심지어 소형 모델에도 적용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Qwen3의 비용 효율성도 주목받고 있다. Mixture-of-Experts(MoE) 아키텍처를 적용해, 특정 작업에 필요한 전문 모델만 활성화함으로써 연산 효율을 극대화했다. 예를 들어 Qwen3-30B-A3B 모델은 추론 시 30억 파라미터만 활성화하면서도, 전체가 활성화된 320억 파라미터 모델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여, 자원이 제한된 조직에서도 첨단 AI 활용이 가능하다.
모델의 다국어 지원 역시 인상적이다. Qwen3는 주요 언어 계통을 아우르는 119개 언어와 방언을 지원해, 언어 다양성이 큰 지역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이는 주로 영어 중심이었던 기존 AI 시스템이 소외시켰던 글로벌 시장에서 Qwen3의 채택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분석가들은 Qwen3가 중국 내 경쟁사뿐 아니라 미국의 선두 기업들에게도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미국-중국 경제 및 기술 경쟁을 연구하는 워싱턴 소재 분석가 Ray Wang은 "알리바바의 Qwen3 시리즈 출시는 미국의 수출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중국 연구소들이 경쟁력 있고 혁신적이며 오픈소스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강력한 역량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고 밝혔다.
2025년 5월 발표된 스탠포드 대학 보고서도 이러한 추세를 확인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AI 연구개발은 한때 넘을 수 없을 것 같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중국 모델이 미국 모델에 비해 전체적인 역량에서 3~6개월 정도 뒤처져 있다고 평가하지만, 신제품 출시마다 그 격차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대부분의 Qwen3 모델이 오픈소스로 제공된다는 점도 파급력을 키운다. 알리바바는 Qwen 시리즈가 전 세계적으로 3억 건 이상 다운로드됐다고 밝혔다. 이는 많은 서구 AI 리더들이 취하는 폐쇄적 접근과 대조되며, 중국 AI 기술의 글로벌 확산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