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Advanced Micro Devices)가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독주에 맞서 중대한 승리를 거뒀다. OpenAI가 AMD의 차세대 MI450 칩을 전략적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6월 12일(현지시간) 미국 산호세에서 열린 'Advancing AI'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AMD CEO 리사 수는 MI400 시리즈 AI 가속기와 Helios 서버 플랫폼을 공개했다. 해당 제품들은 2026년 출시될 예정이며, Helios 시스템은 72개의 MI400 시리즈 GPU와 31TB 용량의 HBM4 메모리, 초당 1.4PB의 메모리 대역폭을 제공한다. FP4 정밀도 기준 최대 2.9 엑사플롭스의 연산 성능을 구현한다.
이 자리에는 OpenAI CEO 샘 알트만도 함께 무대에 올라, ChatGPT 개발사인 OpenAI가 AMD 기술을 도입할 뿐만 아니라 MI450 칩 설계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해왔다고 밝혔다. 알트만은 “처음 사양을 들었을 때 ‘말도 안 된다, 정말 미친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엄청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협력은 AI 하드웨어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그간 OpenAI는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이었기 때문이다. AMD 임원 포레스트 노로드는 OpenAI의 피드백이 MI450의 메모리 아키텍처와 대규모 AI 워크로드 확장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AMD는 자사 제품이 엔비디아 대비 비용 효율성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경영진은 MI400 시리즈가 도입 비용과 전력 소모 측면에서 '두 자릿수 퍼센트'의 절감 효과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한 Helios 서버 사양을 공개해 오픈 에코시스템을 지향, 엔비디아의 폐쇄적 기술 전략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발표 직후 AMD 주가는 약 2.2%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AMD가 엔비디아가 90~98% 점유하고 있는 AI 칩 시장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AMD는 2024 회계연도 AI 매출이 50억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으며,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해당 부문 매출이 6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OpenAI 외에도 AMD는 상위 10개 AI 기업 중 7곳이 자사 Instinct 가속기를 활용해 실제 워크로드를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일론 머스크의 xAI 등이 포함된다.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는 최대 131,072개의 MI355X GPU 클러스터를 제공할 예정이며, AI 클라우드 기업 크루소는 AMD 신형 칩을 4억 달러어치 구매하기로 약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