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연구진이 인공지능(AI) 응용을 획기적으로 가속화하고 AI 모델의 학습 및 배포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양자 컴퓨팅 분야의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했다.
2025년 6월 24일, 찰머스 공과대학교의 박사과정생 인 젱(Yin Zeng)이 이끄는 연구팀은 양자 컴퓨터 확장의 최대 난제 중 하나인 전력 소모와 발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펄스 구동 큐비트 증폭기를 공개했다.
이 혁신적인 증폭기는 큐비트에서 정보를 읽을 때에만 활성화되어, 기존 최고 성능 증폭기 대비 10분의 1 수준의 전력만을 소모하면서도 성능 저하 없이 동작한다. 전력 소모의 극적인 감소는 큐비트가 양자 상태를 잃는 '디코히런스(decoherence)' 현상을 방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되며, 이는 양자 컴퓨팅의 주요 한계 요인 중 하나였다.
연구의 제1저자인 젱은 IEEE Transactions on Microwave Theory and Techniques에 게재된 논문에서 "이 증폭기는 현재 트랜지스터로 구현 가능한 가장 민감한 증폭기"라며, "성능 저하 없이 전력 소모를 기존 최고 증폭기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유전 프로그래밍(genetic programming)을 활용해 증폭기를 스마트하게 제어, 큐비트 펄스가 들어오면 35나노초 만에 반응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속도는 양자 정보가 펄스 형태로 전송되는 특성상, 증폭기가 큐비트 판독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필수적이다.
연구를 지도한 얀 그라흔(Jan Grahn) 교수는 "이번 연구는 큐비트 증폭기에서 발생하는 발열이 양자 컴퓨터 대형화의 주요 제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미래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AI 분야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최근 비엔나대학교 연구진은 소규모 양자 컴퓨터도 새로운 광자 양자 회로를 활용해 머신러닝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이 결과는 현재의 양자 기술이 단순히 실험적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특정 AI 응용에서 이미 실질적인 이점을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양자 컴퓨터는 양자역학 원리를 활용해 큐비트가 여러 상태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도록 하며, 이를 통해 기존 컴퓨터로는 불가능한 복잡한 문제를 처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단 20개의 큐비트만으로도 100만 개가 넘는 상태를 동시에 표현할 수 있다.
양자 컴퓨터가 더 많은 큐비트로 확장될수록 연산 능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동시에 발열 관리와 디코히런스 방지라는 과제도 커진다. 찰머스 연구팀의 이번 성과는 이러한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함으로써, AI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대형·고안정성 양자 시스템 개발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전문가들은 양자 기반 AI가 신약 개발, 소재 과학, 금융 모델링, 현재 슈퍼컴퓨터로도 풀기 어려운 복잡한 최적화 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