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의 주(州) 법무장관들이 10년간 주 차원의 AI 규제를 중단시키는 논란의 조항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조치는 5월 22일 하원에서 215대 214로 가까스로 통과된 'One Big Beautiful Bill Act' 예산조정 패키지의 일부로, 향후 10년간 인공지능 시스템을 겨냥한 주(州) 법률의 시행을 금지한다. 만약 법안이 통과될 경우, AI 생성 딥페이크, 의료 분야 적용, 비동의 노출 이미지 등과 관련해 이미 법률을 시행 중인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의 기존 AI 규제도 무효화된다.
법무장관들은 공동 서한에서 "이 모라토리엄이 시행되면, 기업이 예견 가능한 피해를 일으키는 알고리즘을 고의적으로 설계하더라도 — 그 행위가 얼마나 의도적이거나 악의적이든, 결과가 얼마나 파괴적이든 — 해당 기술을 만든 기업은 입법기관과 대중에게 책임을 지지 않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제안은 정치적으로 이례적인 연합을 만들어냈다. 구글 등 주요 IT 기업들은 "국가 안보를 보호하고 미국의 AI 리더십을 지속하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지지 입장을 밝혔으나, 민주당뿐 아니라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까지 반대에 나섰다. 마샤 블랙번(공화, 테네시) 상원의원은 이번 조치가 자신의 주에서 예술가를 AI 딥페이크로부터 보호하는 ELVIS법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찬성 측은 이번 모라토리엄이 주별 규제의 혼란을 막고, 연방 의회가 포괄적인 입법을 마련할 시간을 벌어준다고 주장한다. 최초로 해당 아이디어를 제안한 R Street Institute의 애덤 티러는 의회 청문회에서 "혁신가들에게 숨 쉴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이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할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조항의 향방은 상원 심의와 예산조정 절차를 거치며 불투명한 상태다. 예산과 무관한 조항을 제한하는 '버드 룰(Byrd rule)'이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한편, 2025년 기준 48개 주가 AI 관련 법안을 발의했고, 26개 주는 이미 75건 이상의 새로운 AI 규제를 제정하는 등 주별 입법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