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의 인공지능 기반 ab initio 생체분자 동역학 시스템(AI2BMD)은 과학자들이 신약 개발과 단백질 연구에 접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4년에 걸친 연구 끝에 개발되어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이 기술은 생체분자 시뮬레이션의 한계를 극복하는 중요한 돌파구를 마련했다.
기존의 단백질 시뮬레이션 방식은 오랜 딜레마에 직면해 있었다. 고전적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은 속도는 빠르지만 화학적 정확성이 부족하고, 양자화학적 방법은 정확하지만 대형 생체분자에는 적용이 어려웠다. AI2BMD는 혁신적인 단백질 분할 기법과 머신러닝 기반 힘장(force field)을 결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 시스템은 1만 개 이상의 원자를 가진 단백질도 ab initio(제1 원리) 수준의 정확도로 효율적으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으며, 기존 방법에 비해 계산 시간을 수십~수백 배 단축했다. 이를 통해 연구자들은 단백질의 접힘, 풀림, 잠재적 신약 후보와의 상호작용을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AI2BMD는 이미 실제 응용에서 그 가치를 입증했다. 2023년, AI2BMD는 SARS-CoV-2의 주요 프로테아제에 결합하는 화합물을 정확히 예측해 제1회 글로벌 AI 신약개발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는 게이츠 재단이 설립한 글로벌 헬스 신약 개발 연구소와 협력하여,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의 질병 치료제 개발에도 이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AI2BMD의 고정밀 가상 스크리닝 능력은 제약 연구의 타임라인을 혁신적으로 단축시키고 있다. 과거 수년이 걸리던 작업이 이제 수개월 만에 가능해지면서, 결핵이나 신종 바이러스 등 전 세계적 보건 위기에 대한 해결책 개발이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AI for Science' 이니셔티브의 일환인 AI2BMD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언어뿐 아니라 분자, 단백질, 생물학적 시스템 등 자연의 언어를 학습해 인류의 가장 시급한 과학적 도전에 대응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