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인공지능 역량 강화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아랍에미리트(UAE)의 기술 기업 G42는 이탈리아 AI 스타트업 iGenius와 파트너십을 공식화하고, '유럽 최대의 AI 컴퓨팅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콜로세움(Colosseum)'으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에는 5년에 걸쳐 10억 달러가 투자되며, G42가 초기 단계의 주요 자금 지원을 맡는다. 이 슈퍼컴퓨터는 엔비디아의 최첨단 GB200 NVL72 머신과 블랙웰(Blackwell) 칩을 탑재해, 이탈리아 남부에 위치할 데이터센터에서 운영될 예정이다. 아돌포 우르소(Adolfo Urso) 산업부 장관은 이 시설이 재생에너지 공급이 풍부한 남동부 풀리아(Apulia) 지역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콜로세움은 유럽의 AI 생태계에서 전략적 진전을 의미한다. 금융, 제조, 공공 등 주요 산업에서 AI 애플리케이션의 개발·훈련·배포를 가속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 시스템은 엔비디아의 최상위 서버 약 80대(각각 72개의 블랙웰 칩 탑재)를 갖추게 되며, 세계 최대 규모의 엔비디아 DGX AI 슈퍼컴퓨터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iGenius는 2016년 CEO 울얀 샤르카(Uljan Sharka)에 의해 설립된 기업으로, 기업가치 10억 달러를 넘긴 유럽 내 몇 안 되는 AI 유니콘이다. 오픈AI(OpenAI) 등 경쟁사와 달리, iGenius는 금융·공공 등 규제가 엄격한 산업에 특화된 오픈소스 AI 모델을 개발해 고객이 자체 인프라에서 직접 운용할 수 있도록 하여 데이터 보안을 강화한다.
이번 파트너십은 UAE-이탈리아 경제 협력의 중요한 이정표로, 2025년 2월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UAE 대통령)의 이탈리아 국빈 방문 당시 발표된 4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프레임워크에 포함된다. 이 투자 계획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 희귀 광물 등 전략 산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콜로세움 슈퍼컴퓨터는 올 여름 가동을 앞두고 있으며, 이탈리아를 유럽 AI 생태계의 신흥 허브로 부상시키는 동시에, G42를 통해 UAE의 글로벌 AI 영향력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