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하드웨어 시장에서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다. HP Inc.가 AI 스타트업 휴메인의 핵심 자산을 1억 1,600만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최종 체결한 가운데, 휴메인의 대표 웨어러블 기기인 AI 핀 사업은 중단된다.
이번 거래는 2025년 2월 18일 발표됐으며, AI 기반 플랫폼인 코스모스(Cosmos), 300건 이상의 특허 및 특허 출원 등 지적 재산권, 그리고 휴메인 기술 인력의 상당수가 인수 대상에 포함됐다. 반면, AI 핀 기기 사업 자체는 인수 대상에서 제외되어 즉시 철수된다.
휴메인 공동 창업자이자 전 애플 임원인 임란 차우드리와 베서니 봉지오르노는 엔지니어링 팀과 함께 HP에 합류해 새로운 AI 혁신 연구소 'HP IQ'를 설립한다. 이 연구소는 AI PC, 스마트 프린터, 연결된 회의실 등 HP의 다양한 제품군에 지능형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HP 기술혁신부문 사장 투안 트란은 "이번 투자는 로컬과 클라우드에서 AI 요청을 원활하게 조율하는 차세대 디바이스 개발 역량을 빠르게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년 4월 699달러(이후 499달러로 인하)와 월 24달러 구독료로 출시된 AI 핀은 큰 기대와 달리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화면이 없는 이 웨어러블 기기는 정보를 손에 투사하고 음성 명령으로 작동했으나, 짧은 배터리 수명, 발열, 제한된 기능성 등으로 혹평을 받았다. 휴메인은 10만 대 판매를 목표로 했으나 실제 출하량은 약 1만 대에 그쳤고, 반품이 판매량을 앞지르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기존 AI 핀 사용자는 2025년 2월 28일까지 모든 기능을 이용할 수 있지만, 이후에는 통화, 메시지, AI 질의 등 클라우드 기반 기능이 중단된다. 최근 90일 내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환불이 제공된다.
이번 인수는 휴메인의 8억 5,000만 달러 기업가치와 마이크로소프트, 퀄컴벤처스, 오픈AI CEO 샘 알트먼, 세일즈포스 CEO 마크 베니오프 등 투자자들로부터 조달한 2억 3,000만 달러에 비해 크게 낮은 금액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