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통합 전략이 의료기기 심사 전용 AI 도구의 기본적인 업무 수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FDA 산하 의료기기 및 방사선보건센터(CDRH)의 복잡한 심사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개발된 AI 도구 'CDRH-GPT'는 문서 업로드, 질의 제출 등 핵심 기능에서 기술적 문제를 겪고 있다. 이 도구는 심박조율기, 인슐린 펌프 등 다양한 의료기기 심사에 활용될 예정이었다.
NYU 랑곤 메디컬센터의 의료윤리 책임자인 아서 캐플란 박사는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소 절박하게 AI 도입을 서두르는 것 같아 우려된다"며 "AI는 아직 지원이 필요하다. 실제로 신청자를 심층적으로 파악하거나 도전하거나 상호작용할 만큼 충분히 지능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CDRH-GPT는 최근 보건복지부(HHS) 인력 감축 이후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됐다. 많은 심사 인력이 감원에서 제외됐지만, 신속한 승인 결정을 지원하던 백엔드 인력이 대거 줄어든 상황이다. 이 AI 시스템은 동물실험 및 임상시험 등 방대한 데이터를 신속히 처리해, 기존에 수개월에서 1년 이상 소요되던 업무를 단축하는 역할을 기대받았다.
한편, FDA 국장 마티 마카리 박사는 월요일, 별도의 AI 도구 'Elsa'를 예정보다 앞서 전 FDA 직원에게 배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시스템 역시 여러 문제를 겪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마카리 국장은 과학 심사자를 대상으로 한 생성형 AI 파일럿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2025년 6월 30일까지 모든 FDA 센터에 AI를 도입하겠다는 공격적인 일정을 내세운 바 있다.
마카리 국장은 "수년간 프레임워크, 컨퍼런스, 패널 등에서 AI의 가능성을 논의해왔지만, 더 이상 논의만 할 수는 없다"며 "수일이 걸리던 업무를 몇 분 만에 끝낼 수 있는 기회를 더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FDA의 AI 통합 속도가 기술의 실제 역량을 앞지르고 있다며, 이로 인해 심사 중인 의료기기의 안전성과 효과성에 부정적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CDRH-GPT가 Elsa 시스템에 통합될지, 혹은 독립적으로 운영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며, FDA는 6월 마감 전까지 기술적 문제 해결에 주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