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메타 플랫폼스가 애플의 최고 AI 임원인 팡루밍(Ruoming Pang)을 연 수십억 달러(한화 수백억 원대) 보상 패키지로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팡루밍은 약 100명 규모의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팀을 이끌며, 이메일 요약, 우선순위 알림, 젠모지(Genmoji) 등 애플 인텔리전스의 핵심 AI 모델 개발을 총괄했다. 그의 이탈은 경쟁사 대비 뒤처진다는 지적을 받아온 애플 AI 전략에 또 다른 타격이 될 전망이다.
이번 고위급 인재 영입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신설한 '슈퍼인텔리전스' AI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공격적 전략의 일환이다. 메타는 최근 오픈AI, 앤트로픽, 스케일AI 등 다양한 AI 조직에서 핵심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해왔으며, 저커버그 CEO는 메타의 AI 기술 진전에 불만을 표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영입은 애플이 2025년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오픈AI와의 파트너십 확대를 발표한 직후 이뤄져 주목된다. 애플은 한때 메타의 생성형 AI 모델을 애플 인텔리전스에 통합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논의는 초기 단계에서 진전되지 못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3월 메타와의 심층 협업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의 AI 전략은 최근 오픈AI의 챗GPT와의 협업을 중심으로 외부 파트너십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 구글의 제미니, 앤트로픽, 퍼플렉시티 등과의 통합 가능성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술 내재화와 폐쇄적 생태계 유지를 선호해온 애플의 전통적 전략과 상반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팡루밍의 이탈이 애플 AI팀 내 추가 인재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최근 사내에서는 자체 개발 대신 외부 AI 모델에 의존하는 전략에 대한 불만이 커진 것으로 전해진다. AI 주도권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빅테크 간 핵심 인재 이동이 업계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