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 기업 xAI가 그록 챗봇 라인업에 새로운 남성 AI 동반자 ‘발렌타인(Valentine)’을 선보이며, 캐릭터 중심 AI 전략을 본격적으로 확장했다.
7월 16일(수), 머스크는 ‘트와일라잇’의 에드워드 컬렌과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크리스찬 그레이를 연상시키는 세 번째 그록 동반자를 발표했다. 사용자들로부터 이름을 공모한 끝에, 머스크는 로버트 A. 하인라인의 소설 ‘이방인’의 주인공에서 따온 ‘발렌타인’으로 최종 결정했다. 머스크는 ‘그록’이라는 이름 자체가 사물을 깊이 있고 공감적으로 이해한다는 의미라며, 이는 AI 설계의 핵심 개념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추가된 발렌타인은 엄격하고 미스터리하며 감정적으로 닫혀 있는,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남성 캐릭터다. 머스크는 X(구 트위터)에 날카로운 눈빛과 어두운 정장을 입은 남성의 이미지를 공개하며 캐릭터를 소개했다. 이는 xAI가 최근 캐릭터 중심 디자인을 통해 AI의 개인화에 힘쓰고 있음을 보여준다.
발렌타인은 애니메이션으로 구현된 음성 기반 AI 캐릭터로, 표정과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대화에 응답한다. 그를 돋보이게 하는 것은 도구가 아닌, 실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인물처럼 느껴지는 성격이다. AI를 인간적이고 장난기 있으며 감정적으로 민감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발렌타인은 생산성 보조가 아닌, 사용자와 대화하고 농담을 주고받으며 즐거움을 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발렌타인은 이미 그록 사용자에게 제공 중인 두 AI 동반자와 함께한다. ‘아니(Ani)’는 22세 금발 일본 애니메이션 소녀로, 명령에 따라 속옷 차림으로 변신할 수 있고, ‘배드 루디(Bad Rudy)’는 스스로를 ‘미친’ 붉은 팬더라 칭하며, 노골적이고 거친 언어로 사용자를 모욕한다. 이 동반자들은 월 30달러를 내는 슈퍼그록(SuperGrok) 구독자에게만 독점 제공되며, 현재는 iOS에서만 이용 가능하다.
xAI의 AI 동반자들은 급성장 중인 시장에 진입했다. 연구에 따르면 AI 여자친구 시장은 2024년 28억 달러에 달했으며, 2030년에는 245억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더 넓은 AI 동반자 시장은 2030년까지 약 1,7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Character.AI, Replika 등 기존 강자들도 월 수천만 명의 방문자를 확보하고 있다. AI 동반자 평균 사용자는 하루 76개의 메시지를 보내며, 55%가 매일 상호작용한다.
이러한 새로운 AI 동반자들은 xAI가 보다 본격적인 사업에 진출하는 시점에 출시됐다. 머스크가 그록 앱에 동반자 기능 도입을 발표한 같은 날, xAI는 ‘Grok for Government’를 공개해 그록 AI 제품을 연방 정부 부처 및 기관에 제공할 계획임을 밝혔다. 미 국방부 역시 xAI, 오픈AI, 안트로픽, 구글 등 4개사에 최대 2억 달러 규모의 AI 개발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