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공식적으로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돌파하며 전례 없는 금융 영역에 진입했다. 7월 9일(수) 엔비디아 주가는 2.8% 상승한 164.42달러를 기록하며 이 역사적인 이정표를 넘어섰다.
이번 쾌거는 AI 시대를 맞아 엔비디아가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인 결과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엔비디아의 기업 가치는 약 5,000억 달러에 불과했다. 이후 2023년 6월 1조 달러, 2024년 2월 2조 달러, 2025년 6월 3조 달러를 차례로 돌파하며, 이번에 4조 달러 장벽까지 넘어섰다.
이 같은 성과는 AI 인프라에 대한 전 세계적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 기인한다. 2026 회계연도 1분기(2025년 4월 27일 마감) 엔비디아의 매출은 44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391억 달러로 1년 전보다 74% 늘어나, AI 컴퓨팅 하드웨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독보적 위상을 입증했다.
엔비디아의 성공 비결은 대형 언어 모델 등 AI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는 핵심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확보한 데 있다. 지난해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 GPU 시장의 92%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을 벌이면서 필수 공급업체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엔비디아 앞에는 도전 과제도 존재한다. 2025년 4월, 미국 정부는 중국 수출용 H20 칩에 대해 새로운 수출 라이선스 요건을 부과했다. 젠슨 황 CEO는 5월 실적 발표에서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시장이 사실상 미국 산업에 닫혔다"며, 이번 분기 80억 달러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여전히 엔비디아의 미래에 낙관적이다. 루프 캐피털은 엔비디아가 AI 분야의 '핵심 기술 독점'을 바탕으로 2028년 시가총액 6조 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IDC에 따르면 2028년까지 전 세계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2,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엔비디아는 AI 혁신의 다음 단계를 이끌 핵심 기업으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